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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 밖에 피어난 거미와 수미상관의 관계에 대하여감정의쓰레기통 2022. 9. 5. 01:24
죽어있는 거미. 치워야하지만 절대 그러지 않을 것임을 알고있다. "어째, 인생이 자꾸 반복되는 것 같지?"
지난번 거제도 출장 때, 스승님께서 협력사 PLC 엔지니어인 박차장님을 놀리듯이 뱉은 모욕적 언사였다.
뭐 대단한 일이 있어서 저런 말을 한건 아니었고,
박차장님께서 점검을 꼼꼼히 했었더라면 일어나지 않았을 에러. 사소하지만 자주 있었던 에러 때문에 한 말씀이었다.
뭐 사실 스승님이 그런 언행을 보인게 처음도 아닐뿐더러 매주 몇번이고 뱉는 언사이기도 하고,
심지어는 종종 그 대상이 고객사의 임직원들이기도 해서 놀랍지도 않을뻔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이번 언사는 평상시 나에게 뱉는 욕설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 수준의 한마디를
그가 내보인 가장 유쾌한 웃음을 동반하여 던진 한마디임에도 불구했지만,
바로 옆에서 내가 듣기에는 스승님의 입에서 나온 말 중 가장 잔인한 최악의 모욕으로 들려졌다.
평생을 도망치며 살아온, 지금까지도 도망치듯 뛰고 있는 곳이 뫼비우스의 띠인줄도 모르고,
겁에 질려 의미없는 뜀박질을 이어가는 나에게 하는 말인 것 같기도 해서 너무 무서웠다.
아.. 나 정말 좋은 엔지니어가 되고싶다. 말은 일단 그렇다.
이쁜 하늘, 가끔 보면 새로운 인풋으로 작용해 몽롱해진다. 28년만에 처음 벌초라는 것을 하고왔다.
내년에 묘를 옮긴다고해 대충 하고는 왔지만, 이번에 다녀와서 얻은 것이 많다.
- 가족간의 단합(역시나 끝은 오랜친구인 언쟁과 함께했지만, 그 짧았던 단합의 순간은 정말 소중한 기억으로 남을것이다)
- 이제 내가 돈을 좀 번다고 올라간 우리 부모님의 어깨
- 난생 처음 본 반딧불이
맨투맨에 반바지를 입고 조금 빠르게 걸어도
충분히 시원한 바람에 땀방울 하나 맺히지 않는 딱 지금같은 초가을 날씨
보통 이런 때에 나는 반향에 대한 고려는 철저히 배제하고서 큰 결정들을 내리곤 한다.
아무렴 이번에도 어떤 좋은 핑계를 찾아 도망가겠지싶은데.
이젠 정말 정착해야한다. 또 그러고싶다.
정말이지, 이번 태풍이 창 밖에 피어난 거미를 좀 날려보내줬으면 좋겠다.
내가 치울 자신이 없어서 말이다.
어째 인생이 자꾸 반복되는것 같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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